김성아 DIG 지도교수

인공지능 시대의 건축‧설계교육

건축가의 역할 변화를 준비한다

김성아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디자인 인포매틱스 연구실 지도교수

 

유사 이래 어느 시점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속도로 우리의 주변이 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거나 태어나고 또 변모하고 있으며, 건축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기존 도면 작업은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된지 오래며 파라메트릭 디자인, BIM 등 다양한 컴퓨팅 기술들이 2차원 작업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 그리고 이제 건축설계기술은 시대의 발전에 힘입어 더 폭넓게 진보할 것으로 예측되며, 건축가들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가는 건축가의 요람 ‘Design Informatics Group’

성균관대학교 Design Informatics Group (DIG)은 새로운 시대를 눈앞에 둔 건축분야에 진취적인 사고와 사상을 품은 건축가를 양성하는데 큰 역할을 맡고 있다. 건축의 전반에서부터 정보통신 기술 및 뉴미디어(ICM)를 창조적으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 및 교육활동에 이르기까지, 고강도 연구프로젝트와 대학원 수준의 수업으로 학부생들의 역량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더 넓은 세계관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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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방법론, 구현기술의 3요소를 상호보완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DIG는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부과정 수업에 연구프로젝트의 성과를 반영하고, 또 수업을 통해 얻는 교훈을 연구의 모티브로 삼는 순환구조를 채택하고 있죠.”

김성아 교수는 DIG 지도교수로서 크게 두 축을 중심으로 건축의 시대적 경향성에 대응하고 있다. 디자인 컴퓨팅과 어반 인포매틱스가 그것인데, 이를 통해 건축 설계 실무보다 큰 틀에서 도시나 건축의 현상을 조망하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강화하고 보완하는 넓은 시야를 가르친다.

“설계에 있어서 디지털 기술은 이제 기본이 됐기에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신기술과 뉴미디어를 활용해 설계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론들을 연구해야할 시점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모델링(Digital Modeling)은 주로 학부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기반과목으로서 파라메트릭 디자인과 제너러티브 디자인의 기초적인 방법론을 익힙니다. 아울러 기본적인 디지털패브리케이션과 최적화 기법의 적용을 통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성능지향적인 건축설계라는 주제를 접하도록 합니다.”

본교 학부생들이 디지털모델링 툴을 어느 정도 다룰 줄 아는 소양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도 큰 자산일 것이다. 타 대학과 달리 최신 기술 동향에 따라 매년 수업 내용이 바뀌는 DIG의 특성상 ‘항상 준비된’ 학생들의 존재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성아 교수는 이러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파라메트릭 디자인 기법을 가르친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이란 하나의 수학적 공식으로 디자인하는 것으로서 알고리즘을 공격적이고 과감하게 활용해 도면작업 디지털라이징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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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학부생들은 이러한 기법을 활용해 조형성과 현실성이 모두 적용되는 형상을 매뉴얼대로, 혹은 파라메트릭 디자인 기법으로 만들어보면서 건축의 다양한 방법론들을 익히게 된다.
“학부 3~5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디자인(Digital Design)은 디지털모델링 수업의 내용을 발판으로 삼아 디자인컴퓨팅을 접목한 스마트 건축의 프로토타이핑이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 두 과목들은 생체모방형 건축(bio-mimetic architecture)이라는 주제를 공통분모로 진행되죠.”

기존 건축가의 최종 결과물은 도면이다. 여기에서 건축가의 역할은 사실상 마지막이며, 이후 주도권은 시공 전문가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런데 막상 실제 시공 단계로 넘어가면 건축가의 의도가 여러 현실적 이유로 수정되기 쉬우며, 완공된다 하더라도 거주자에게 행복한 주거환경이 되리라 확신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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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타이핑은 기존 도면 작업의 이러한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법이다. 물리적으로 구동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시공단계에서의 수정을 사전에 예측해 설계에 반영할 뿐 아니라, 환경적 요소들을 완벽히 파악해 거주자에게 최대의 만족을 보장하는게 목표다.
“최근에는 키네틱 박스, 즉 기능형 외피를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연구하고 있습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건축이나 구조물의 외피가 반응하고 변화하는 기술이죠.”

 

현대 건축가들은 알고리즘을 도구로 건축을 도모한다

전쟁병기들, 특히 군용 항공기와 함선 경우에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적극적인데, 미국의 F-22와 F-35 전투기의 경우에는 조종시 발생하는 모든 기계적인 상황을 UI(사용자 환경)로 통합해 파일럿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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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초기 제트 전투기 시대까지 괴물 에이스들이 펼쳤던 기상천외한 기동술은 본인의 기체가 지닌 모든 기계적 성질을 마치 수족처럼 파악하고 적성 전투기의 특성마저 꿰뚫는 통찰력 있었기에 가능했던 반면에, 이제는 알고리즘으로 통제되는 기체에서 ‘언제 격발하고 언제 회피하느냐’의 명확한 의도가 필요할 뿐이다. 판단 후 버튼을 누르고 조종간과 러더를 조작하면, 이후 기체의 기동은 모두 알고리즘이 해결하게 되는 시대인 것이다.

김성아 교수는 건축도 결국 알고리즘이 주관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런 디지털 설계 기법들도 결국 도구에 불과하다. 단지 과거 도면 작업에서 변한 점이라면, ‘혼연일체’ 수준의 몰입과 천재성보다 냉철함과 이성적 판단, 관찰력이 더 중요시 될 것이라는 점이다. 김성아 교수는 바로 이러한 ‘설계교육 방법론’의 정립과 발전에 결정적으로 공헌해왔다.

“극단적으로, 건축가의 개입 없이도 제네릭 메소드로 정의된 설계환경 속에서 오브제의 다양한 형상을 시도하고 프로토타입의 제작까지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다루는 건축기술과 프로세스를 지능적인 도구로 인식하고, 이런 훌륭한 도구를 자유롭게 다루는 건축가들이 본인의 철학과 재능을 발휘한다면 놀라운 작품들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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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성아 교수와 DIG는 도면작업을 디지털 환경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필요한 툴을 단순하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디지털 컴퓨팅 소양을 갖춘 새로운 설계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환경을 개발하고 미래 건축가의 존재 이유 재규명하는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건축의 불행은 인문학적 요소의 결핍에서 비롯되지만,

건축의 비극은 그것이 인문학이라는 착각에서 잉태된다.

인터뷰 말미, 김성아 교수는 DIG의 학생들과 대학원생들에게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해외 유학길에 오르는 대신 본인과 함께 연구하는 그들을 누구보다 신뢰하고 아낀다는게 그의 속내다.
“해외 건축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좋은 자료들을 실시간으로 받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생들과 함께 유럽 해외 건축 선진국을 답사하면서 해외 건축 동향을 실제로 피부로 느끼고 성균관대학교 DIG의 강의 수준이나 내용이 선진국의 명문 건축대학과 비교했을 때 전혀 손색없음을 직접 경험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은 DIG의 연구와 프로젝트들이 해외 연구 기관들과 별 차이 없다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고 있지요.”

김성아 교수는 학생들에게 “현재를, 그리고 과정을 즐겨라”고 조언했다. 학부, 석사, 박사 과정 중에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과정을 고통으로 인식하고 견뎌내야 할 순간으로 이해할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박사 취득이라는 목표에 매몰돼 공부 과정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경험의 가능성이나 다양한 영감들을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것이 김성아 교수의 애정 어린 충고다. 비록 힘든 과정이지만 매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가급적 많은 경험들을 빨아들여야 소기 목표를 달성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설계교육 방법론 도입으로 알고리즘 건축의 시대를 선도해가고 있는 김성아 교수와 성균관대학교 DIG. 비록 다루는 도구는 가장 디지털화된 것이지만 유사 이래 어떤 시점의 건축가보다 인간다움을 강조하는 이들의 앞길에 큰 성취가 있기를 바란다.

이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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